바람 없는 방 A Windless Room

August 3, 2016

박재훈 / Varc Zaehoon / 朴宰勳 / mixed media.installation

2016.8.19 _ 8.29

2016 아트스페이스오 작가공모

초대일시 : 오프닝 2016. 8월19일 금요일 pm: 6:00

/ 휴관일없음 / 입장료 없음

관람시간: 11:00am~06:00pm

아트스페이스오

 

 

 

 

 

 

정합적 모순

 

영화 <몽상가들>에서 매튜는 식사자리에서 지포라이터를 만지작거리다 그런 자신을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테오와 이자벨 쌍둥이의 아버지에게 문득 이상한 이야기를 꺼낸다. 라이터 단면의 사이즈가 지금 이 식탁보 무늬의 대각선 길이와 일치하고, 또 다른 한 면은 가로 길이의 무늬에 딱 맞으며, 심지어는 어머니 손가락의 한 쪽 마디와 그 크기가 같음을 이야기한다. 테오의 발견처럼 나는 서로 다른 사물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통로가 있다는 것, 또한 그들이 일정한 무엇인가를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우연히 발견되는 사물 사이의 어떤 정합성은 마치 하나의 수수께끼를 찾아가는 긴 여정이자, 때로는 막중한 의무감 같은 것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사물 사이의 정합성을 찾는 것은 단지 어떤 완벽함이나 조화로움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이 서로 비슷한 크기와 길이를 가지는 것을 넘어서, 정합적으로 결합된 상태에서 발생하는 미처 발견하지 못한 의미들 사이의 모순을 드러내고 역설적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중요성을 지닌다. 이처럼 모순은 서로 다른 사물이 결합 ∙ 병치 ∙ 치환되었을 때에 발생하는 의미 영역들의 화학작용에 집중할 때에 비로소 발견되고, 때로는 나의 심리와 정서가 투영된 상태를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극적 장치가 된다.

 

두개의 방, 두개의 바람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작업에서 항상 흥미로운 점은 작품의 대부분이 전시공간에서 완성된다는 점이다.

이것은 작가로 하여금 작품에 대한 예측과 상상에 의존하여 실현 계획을 세우게 만들지만,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많다. 따라서 나는 자연스럽게 설치작업에 대한 일종의 계획이라고 할 수 있는 드로잉을 3차원 디지털 그래픽으로 만들어 그것을 가시화하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두가지의 공간과 두가지의 물리적 상태가 생성됨에 주목하였다.

주된 나의 설치작업이 레디메이드 오브제(Ready-made Object)를 조각적으로 재구성하였듯이, 디지털 드로잉 또한 인터넷상에 누군가에 의해 이미 만들어지고 수없이 업로드되어있는 3차원 모델링 오브제(Ready-made 3Dimensional Modeling Object)들을 그대로 가져와 재구성하고자 했다. 또한 3차원 그래픽에서는 물리엔진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실제를 표방한 바람의 효과, 연기 발생, 잔디의 생장 또한 가능하기에, 물리적인 바람 없는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라는 가상의 방에서 유사-바람 등을 재현하면서 실제 작품이 완성된 상황을

재현하고자 하였다. 작업에 대한 일종의 계획이자 드로잉을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실험하면서 점점 더 구분되는 것은 전시장이라는 실제 공간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채워진 3차원 그래픽의 가상공간이었다. 대부분의 실제 전시공간 역시 작품을 위해 무미건조함으로 특정된 화이트큐브공간이며, 이는 물리적인 실체는 있지만 공간의 맥락과는 동떨어진 가상으로 설정된 공간일 뿐이다.

따라서 나는 가상이지만 실제 같은, 실제하지만 가상 같은 두 공간 속에서 전시를 준비하고 전시를 하게 될 것이다. 내가 가상의 공간에서 실제의 바람을 물리엔진으로 재현해보자 하였다면,

실제의 전시공간에서는 어떠한 바람이 불게 될까.

/작가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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