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없는 방 A Windless Room

October 2, 2016

박재훈展 / VARCZAEHOON / 朴宰勳 / mixed media.installation 2016_0819 ▶ 2016_0829

초대일시 / 2016_0819_금요일_06:00pm

2016 아트스페이스오 작가공모展

관람시간 / 11:00am~06:00pm

 

정합적 모순 ● 영화 『몽상가들』에서 주인공 매튜는 지포라이터를 만지작거리다가 문득 이상한 이야기를 꺼낸다. 그는 라이터의 한 면의 길이가 식탁보 무늬의 대각선 길이와 일치하고, 또 다른 한 면의 길이는 식탁보 무늬의 가로 길이와 같으며 심지어 어머니의 손가락 한 마디 길이와도 같다고 이야기한다. ● 사물들이 일정한 성질을 공유하고 있듯이, 나는 서로 다른 사물들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연결점과 통로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물들 사이의, 이러한 우연히 맞아떨어지는 공통점을 발견하는 일은 마치 하나의 수수께끼를 풀어나가는 긴 여정 같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때로 막중한 의무감 같은 것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단지 어떤 완벽함이나 조화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사물들 사이의 접점을 찾는 것은 아니다.

외형상 조화롭거나 서로 비슷한 크기나 길이를 가지는 정합적 특성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서로 다른 사물의 특성들이 어긋남 없이 결합된 상태에서 드러나는, 그동안 숨겨져 있던 의미들 사이의 모순을 보여주고 역설적 상황을 연출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 이처럼 서로 다른 사물이 결합 ∙ 병치 ∙ 치환되었을 때에 발생하는 의미 영역 간의 화학작용에 집중할 때에 비로소 모순은 발견될 수 있다. 이렇게 드러난 모순은 때로 나의 심리와 정서가 투영된 상태를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극적 장치가 된다.

두개의 방, 두개의 바람 ● 오브제를 이용한 설치작업을 할 때에는 작품의 대부분이 전시공간에서 완성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작가는 실제 전시공간에서 완성될 작품을 예측하고 상상하며 실현 계획을 세우게 되지만,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은 여전히 많다. 나는 작업을 구상하면서 설치작업에 대한 계획이라 할 수 있는 드로잉을 3차원 디지털 그래픽으로 만들어 가시화하였고, 그 과정에서 생성되는 두 가지 공간과 두 가지의 물리적 상태에 주목하였다. ● 주로 레디메이드 오브제(Ready-made Object)를 조각적으로 재구성한 나의 설치 작업들과 마찬가지로, 디지털 드로잉 또한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져 수없이 업로드되어있는 인터넷상의 3차원 모델링 오브제(Ready-made 3Dimensional Modeling Object)들을 그대로 가져와 재구성하고자 했다. 또한 3차원 그래픽에서는 물리엔진의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실제와 같은 바람, 연기 발생, 잔디 생장 등의 표현 또한 가능하기에 물리적 바람이 없는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라는 가상의 방 안에서 유사-바람 등을 재현하면서 실제 작품이 완성된 상황을 구현하고자 하였다.

작업에 대한 계획이자 드로잉을 3차원 그래픽 소프트웨어로 실험하면서 전시장이라는 실제 공간과 수학적 알고리즘으로 채워진 3차원 그래픽의 가상공간의 건조한 성격은 점점 더 확실히 드러났다. 대부분의 실제 전시공간 역시 작품을 위한 무미건조함으로 특정된 화이트큐브 공간이며, 따라서 물리적인 실체는 있지만 외부의 맥락과 동떨어져 설정된 가상적 공간 이다. 따라서 나는 가상이지만 실제 같은, 실재하지만 가상 같은 두 공간에서 전시를 준비하고 실현하는 셈이다. ● 내가 디지털 공간에서 물리엔진으로 실제의 바람을 재현하고자 하였다면, 실제의 전시 공간에서는 어떠한 바람이 불게 될까. ■ 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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